2008. 07『지역문화와 디지털 콘텐츠』, 북코리아


디지털 향토지 편찬의 기술적 환경


김  현


§ 강의의 목적


향토문화지 편찬 사업 종사자들이 디지털 향토지 제작의 동향 및 이와 관련된 기술적 환경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자기 고장 향토지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위해 도입해야 할 기술적 요소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떠한 목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합니다.


§ 기대 효과


□ 디지털 향토지 편찬의 목적에 대해 생각하고, 책자형 향토지와 차별화된 온라인 향토지의 편찬 방향을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 책자형 향토지의 콘텐츠를 온라인 시스템에 수록하는 것과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향토지를 편찬하는 것의 차이를 이해하고, 처음부터 온라인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 향토지는 어떠한 편찬 프로세스를 거쳐서 만들어지는지를 알게 됩니다.

□ 이용자가 디지털 향토지의 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여러가지 '정보 서비스 편의 기능'의 종류와 특징, 활용 효과를 이해하게 됩니다.


§ 강의 내용


□ 디지털 향토지 편찬의 목적과 방향

□ 디지털 콘텐츠 편찬의 개념과 차별화 요소

□ 정보 서비스 편의 기능의 제형태와 응용 분야

□ 디지털 향토지의 발전 방향



목  차

 

1. 디지털 향토지 편찬의 지향점

 

2. 정보 자료 온라인 서비스의 발전 단계

 

   1) 오프라인 저작물의 온라인 게시

   2) 오프라인 저작물의 2차적 가공

   3) 디지털 콘텐츠 편찬

 

3. 디지털 콘텐츠 편찬의 차별화 요소

 

   1) 하이퍼텍스트

   2) 멀티미디어

   3) 콘텐츠 접근 방법

 

  4. 디지털 저작물 온라인 서비스의 제형태

 

   1) 검색(Search)

   2) 콘텐츠 목차(TOC)

   3) 디렉토리(Directory)

   4) 용어색인(Glossary)

   5) 시청각 갤러리(Gallery)

   6) 전자지도(Geographic Index)

   7) 전자연표(Chronological Index)

    

 

5. 디지털 향토지의 발전 방향

 


1. 디지털 향토지 편찬의 지향점


인터넷 이용의 급속한 확대에 따라 종래 책자 형태로 발간되던 지방 문화 관련 콘텐츠도 온라인 환경에서 서비스되어야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아직까지 책자 형태 간행을 우선시 하는 시지․군지 등도 저작물의 디지털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병행하는 추세이다. 지식 콘텐츠의 유통 환경이 이처럼 변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므로, 향후 향토지 편찬자들은 그 저작물이 온라인 서비스에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는 방안을 숙지하고 이를 편찬 실무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향토지 편찬의 중요한 의의는 '향토 문화 지식 정보'의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간극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향토지에 담기는 콘텐츠의 생산자, 즉 내용 정보의 필자들은 대체로 오프라인 저작을 선호하는 연구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반면, 이 저작물이 겨냥하는 독자층은 디지털 환경에 친숙한 신세대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디지털 향토지의 편찬은 오프라인 세대가 보존해 온 지식을 온라인 세대에 전파하는 것을 중요한 목적으로 삼는다.

디지털 향토지를 제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전통적인 책자형 향토지에 비해 독자의 관심과 몰입을 유도하여 정보 전달 효과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독자가 흥미를 느끼는 기사거리를 능동적으로 찾아갈 수 있게 하는 하이퍼텍스트 기술 및 동영상, 가상현실, 에니메이션 등 감성적인 콘텐츠 제작을 통해 가능하다.

디지털 향토지의 새로운 지향점은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 수정 증보에 참여하는 개방적 편찬 환경의 조성이다. 책자형 도서 간행이나 오프라인 저작의 온라인 게시에서는 불가능했던 이 기능을 통해 독자는 저작물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저작물의 내용이 더욱 풍부해지는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는 발췌․복제 및 재활용이 용이하다. 이 점에서 디지털 향토지의 콘텐츠는 2차적 문화 콘텐츠 개발 자원으로의 활용을 촉진할 수 있으며, 이 또한 디지털 향토지를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디지털 향토지의 장점은 기존의 책자형 향토지를 정보 기술 전문가의 손에 넘겨 디지털 매체에 수록하는 식으로 얻어질 수 없다. 종이 책을 만들 때 적용하는 편집 기술의 노하우는 ‘책’이라고 하는 매체의 특성에 의존하여 발전하여 온 것이다. 매체가 달라지면 그 속에 담길 콘텐츠를 다듬는 노력, 즉 편찬 작업의 성격도 달라져야 한다. 그 콘텐츠의 성격과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컴퓨터 조작 기술만 가지고 디지털 향토지의 편찬 작업을 수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21세기의 향토문화지 편찬 사업 종사자들은 콘텐츠의 내용적 특성에 적합하면서 이용의 편의성과 정보 전달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디지털 향토지 제작 방향을 스스로 강구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향토문화지 편찬자가 그와 같은 방향 감각을 가지고 있을 때에 비로소 정보 기술 전문가들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제대로 된 조력을 유도할 수 있다.

이 강좌는 디지털 향토지 편찬의 첫 걸음을 내딛는 향토문화지 편찬자들이 디지털 정보 편찬의 트랜드와 기술적 환경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이 추구하는 편찬 방향을 정보 기술 분야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정보 기술 전문 인력과의 협업을 용이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정보 자료 온라인 서비스의 발전 단계


1) 오프라인 저작물의 온라인 게시


(1) 데이터 파일 공개


책자 간행을 위해 만든 향토지 데이터를 컴퓨터에 저장하고 그 저장 위치를 공개함으로써 이용자가 온라인 상에서 해당 데이터 파일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HWP(한글과컴퓨터사의 글 파일), DOC(Micorsof사의 Word 파일), PDF(Portable Document Format. Adobe사의 Acrobat Reader를 통해 읽을 수 있는 파일) 등 책자 간행을 위해 제작된 데이터 파일을 별도의 편찬 가공 노력 없이 서버에 업로드함으로써 구현하고, 이용자는 서버에 게시된 파일의 이름을 자신의 단말기 브라우저 상에서 클릭함으로서 해당 파일을 열어보거나,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다.

이는 공시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자료의 온라인 배포 방식으로 선호되는 방법으로서 데이터의 편찬 가공 비용이 거의 필요치 않다. 정보 서비스보다는 데이터 공유에 목적을 둔 것이며, 이용 편의성이나 데이터 보안, 저작권 보호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게시 형태이다.


※ 파일 공개 서비스 사례


□ 한국문화원연합회의 간행물 데이터 서비스(http://www.kccf.or.kr/)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간행물의 원고 파일을 기관 웹 사이트 상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 목차(TOC) 또는 디렉토리 구성을 추가한 파일 공개


공개하고자 하는 데이터 파일이 여러 개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파일의 목록을 '목차' (TOC, Table of Contents) 또는 몇 가지 분류 주제에 의한 '디렉토리' (Directory) 형태로 가공하고,  이용자가 특정 항목을 선택했을 때 해당 파일에 접근하는 하이퍼링크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목차 또는 디렉토리 구성에 맞게 데이터 파일을 분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목차 또는 디렉토리 정보는 통상 HTML 파일로 제작하여 이용자가 웹 브라우저 상에서 바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며, 개별 항목과 연결된 데이터 파일은 파일 형식에 상응하는 전용 브라우저를 통해 볼 수 있게 한다.

오프라인 저작물의 콘텐츠 내용은 손대지 않고 접근 경로의 편의성만 제고하는 수준의 편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프라인 저작물이 편찬 사업의 주된 결과물이고, 온라인 서비스는 보조적인 것으로 한정하는 경우 이러한 서비스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


※ 목차 구성을 추가한 파일 공개 서비스 사례


□ 한국학중앙연구원의『정신문화연구』PDF 파일 서비스  (http://www.aks.ac.kr/aks_kor/book/)

 학술지『정신문화연구』간행을 위해 만든 전자출판 데이터를 PDF 파일로 전환하여 목차와 함께 제공하고 있다.



2) 오프라인 저작물의 2차적 가공


(1) e-Book 출판


책자 간행을 목적으로 제작된 전자출판 데이터를 책자 형태 그대로 온라인 상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전자 책’ 또는 'e-Book'(Electronic Book)이라고 한다. 이것은 콘텐츠의 내용이나 편집 형태를 바꾸지 않고, 데이터 파일 포멧만 e-Book 데이터 형식으로 변환하여 서비스하는 것이다.

책에서 구현한 편집 효과를 온라인 상에서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고, 제작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열람 기능 이외의 부가 서비스 기능을 제공할 수 없고, 데이터의 수정.보완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 e-Book 형태의 데이터 서비스 사례


□ 『파주문화재대관』(http://www.pajucc.or.kr/)

파주문화원에서 편찬한 도서 콘텐츠의 e-Book 서비스



□ 『사료로 본 독도와 동해』(http://www.ikorea.ac.kr/)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국제교류센터 편찬한 도서 콘텐츠의 e-Book 서비스



(2) 웹 문서 변환을 통한 서비스


'웹 문서'라고 불리우는 HTML 문서는 월드 와이드 웹(WWW, World Wide Web) 환경에서 통용될 수 있는 형식의 전자문서이다.

오프라인 서비스를 위해 제작된 콘텐츠 소스 데이터에 HTML 태그(TAG)를 부가하는 방법으로 웹 문서를 제작하는데, 기사 내용을 담은 HTML 문서와 함께 '목차' 또는 '디렉토리' 기능을 수행하는 HTML 문서를 제작하여, 이용자로 하여금 저작물의 내용 전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현 방법이다.

이러한 서비스 방법은 HTML이 제공하는 하이퍼텍스트 기능을 활용함으로써 기사 내용과 관련이 있는 사진, 동영상, 애니메이션 자료의 연계 서비스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콘텐츠의 모든 부분을 HTML 문서로 만들어야 하므로, 자료량에 비례하여 편찬 작업 부담이 커지며,  내용 수정 및 증보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

그와 같은 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별 기사의 문서 형식을 일정하게 정하고, 소스 데이터를 기사 단위로 분절하여 데이터베이스 수록하고, 서비스 시점에 일정한 형식의 HTML 문서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 웹 문서 변환 서비스 사례


□ 『과천시지』온라인 서비스 (http://www.gcbook.or.kr/)

 과천시와 과천문화원에서 편찬한 『과천시지』 콘텐츠의 온라인 서비스. 책자 간행을 위해 편찬한 데이터를 웹 문서로 변환하고, 이를 데이터이스에 탑재하여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3) 디지털 콘텐츠 편찬


앞에서 살펴 본 정보 자료 온라인 서비스의 몇 가지 형태는 ‘책’이라고 하는 종이 매체의 저작물을 생산한 후에 2차적인 노력으로 그 콘텐츠를 디지털화 하여 온라인 상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이제부터 다루고자 하는 '디지털 콘텐츠 편찬'은 도서 간행을 위해 생산한 데이터를 디지털 매체에 수록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디지털 매체 및 온라인 서비스를 겨냥하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1)


디지털 향토지 편찬․간행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서 이루어진다.


  ① 디지털 향토지의 특성(차별화 요소)를 고려한 편찬 기획

  ② 기술적 프레임워크의 개발․도입

  ③ 편찬 조직의 구성과 교육 훈련

  ④ 모노미디어 데이터의 제작: 텍스트 원고 집필, 시청각 자료 제작

  ⑤ 통합전자문서 제작

  ⑥ 온라인 서비스 시스템 개발 및 운영



3. 디지털 콘텐츠 편찬의 차별화 요소


향토지와 같은 저작물을 책자 형태로 간행하는 것과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의 차이점은 단순히 매체(media)를 달리 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콘텐츠의 편찬을 통해 책자 간행에서 할 수 없었던 일을 실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편찬이라고 할 수 없다. 매체 전환에 머물지 않고 ‘디지털 콘텐츠 편찬’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위한 필요 요건으로 ① 하이퍼텍스트(Hypertext), ② 멀티미디어(Multimedia), ③ 콘텐츠 접근 방법(Content Access Method)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디지털 콘텐츠 편찬의 차별화 요소

내용

하이퍼텍스트(Hypertext)

문서 내의  중요한 키워드마다 관련이 있는 다른 문서로의 연결고리를 갖도록 함으로써 내용적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모든 문서들이 하나의 문서인 것처럼 보일 수 있게 하는 것.

멀티미디어(Multimedia)

 동영상,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전자지도 등의 시청각 자료의 서비스틀 통해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것

콘텐츠 접근 방법(Content Access Method)

저작물 상에서 이용자가 관심을 갖는 콘텐츠에 도달하는 통로를 다양하고 편리하게 열어 주는 것.


1) 하이퍼텍스트(Hypertext)


하이퍼텍스트는 인터넷이라고 하는 새로운 지식 유통의 환경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보 구성 형태이다.

지식과 정보는  유통  목적에 따라 그 내용 요소의 조직 형태를 일정하게 유지할 필요도 있고,  자유로운 조합을 허용할 필요도 있다.  종래의 ‘종이 책’은 전자에 적합한 매체였다.  우리가 새롭게 ‘하이퍼텍스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과거의 정보 매체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후자의 기능을 열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 책은 그 내용을 이루는 지식 요소가 고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요소들의 나열  순서가 저자의 기획에 따라 일정하게 확립되어 있어서, 독자는 그 정해진 순서에 따라 책 속의 지식과 정보를 전수하게 된다. 반면 하이퍼텍스트의 세계에서는 독자의 관심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그가 얻게 될 지식과 정보의 내용이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 하이퍼텍스트가 지향하는 관련 정보의 연결 고리


위에서 보인 그림은 ‘청계산’에 관한  기사에 담긴 내용 요소들과 그 각각의 요소와 관련이 있는 정보들의 관계를 도시한 것이다.  각각의 기사는 원고지 5매 이내의 짧은 분량이지만 독자들은 그의 개인적 관심이 모아지는 방향에 따라  방대한 분량의 지식을 여러 가지 스토리로 획득할 수 있다. 똑같이 ‘청계산’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하더라도, 어떤 경우에는 ‘청계산의 주봉인 망경대’ → ‘망경대라는 이름을 낳게 한 조견’ → ‘조견의 형 조준’ → ‘조준이 주도한 고려말의 전제개혁’ → ‘이성계의 역성혁명’ 의 경로를 따라 여말선조(麗末鮮初)의 역사를 탐구할 수 있고, 또 다른 경우에는  ‘루도비꼬 유적지’ → ‘루도비꼬 볼리외 신부’→ ‘병인박해’ → ‘대원군’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좇아 조선 말기의 동서교섭사(東西交涉史)를 공부할 수도 있다.2)

하이퍼텍스트를 구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오늘날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이 분야의 표준 프레임웍은 이른 바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WWW)이라고 불리우는, 인터넷(Internet) 상의 전자문서 유통 체계이다. 월드 와이드 웹 상에서 유통될 수 있는 전자문서는 ‘하이퍼 텍스트 전송 규약’(HyperText  Transfer Protocol, HTTP)에 따라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 또는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 언어로 작성된다. 그 문서 속에 포함된 의미있는 단어나 문장에, 그것과 관련 있는 다른 문서의 주소를 약속된 방법에 따라 부기함으로써 의미적 연관 관계에 있는 수많은 자료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 멀티미디어(Multimedia)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기 전 지식과 정보는 그 성격에 부합하는 하나의 매체에 담겨서 유통되었다. ‘종이’라고 하는 2차원 공간 매체에는 텍스트와 정지화상이 담길 수 있었으며, ‘음반’이라고 하는 시간적 매체에는 음악을 담을 수 있었다. 입체 구조물을 전시하는 전시장은 3차원 공간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성과 공간성을 결합한 매체로는 영화 필름(2차원 공간 + 시간)과 공연 예술의 무대(3차원 공간 + 시간)가 있었다. 이것은 개개의 콘텐츠가 자기 성격에 맞는 매체를 통해 유통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거꾸로 매체의 제약에 의해 콘텐츠의 내용이 특정한 방향으로 한정되었던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디지털 콘텐츠가 멀티미디어를 지향하는 것은 지식과 정보가 매체의 제약에 의해 위축되지 않고 생생한 모습으로 독자에게 수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멀티미디어 정보는 오관을 통해 수용된다. 이는 이성 뿐 아니라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현장을 체험하는 듯한 ‘실감’을 얻게 하고, 이를 통해 대상 정보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로써 정보 전달의 효과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지식 정보 콘텐츠 제작에 주로 활용되고 있는 시청각 데이터는 정지화상(Still Image)으로 구분되는 사진, 드로잉, 수치 데이터 기반의 그래픽 차트, 음향(Sound)의 범주에 속하는 녹취 음원, 전자 음원, 동영상(Motion Picture)에 속하는 실사 영상, 2D 애니메이션, 3D 에니메이션 등이다. 그 각각을 따로 따로 취급하면 모노미디어(Monomedia) 데이터가 되겠지만, 두 가지 이상을 융합하여 새로운 응용 기능을 구현하면 멀티미디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오늘날의 멀티미디어 기술이 지향하는 방향은 다양한 모노미디어 데이터를 보다 완벽하게 융합하여 마치 현실 세계를 컴퓨터 화면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른바 가상 현실(Vertual Reality)이라는 이름으로 추구되는 다양한 기술적 시도들이 그것이다.

향토지 편찬과 같은 인문 지식 콘텐츠 분야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는 기술은 ‘하이퍼미디어(Hypermedia)’3)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내용적 관련성을 좇는 하이퍼텍스트 연결 고리를 텍스트에 한정하지 않고 멀티미디어 데이터에까지 확장한 것을 의미한다.


3) 콘텐츠 접근 방법(Content Access Method)


콘텐츠 접근 방법이란 저작물 상에서 이용자가 관심을 갖는 내용에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 기능을 말한다.

현대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기술 발달은 정보 생산의 양적 팽창을 유도하였다. 방송 매체나 인터넷 상에서 직면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에 쉽고 빠르게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디지털 저작물이 나날이 대형화되는 추세도 ‘정말 필요한 정보에 신속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요구를 절실한 것으로 만들었다. 더욱이 대용량의 디지털 저작물은 책자형 저작물에 비해 순차적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책을 볼 때와는 다른 형태의 콘텐츠 접근 방법이 강구되지 않을 수 없다.

저작물 속에 담긴 정보를 찾아가는 최적의 방법은 그 정보의 성격과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특정 주제의 기사를 찾고자 할 때에는 목차나 주제별 색인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유용하다.  반면, 찾고자 하는 정보가 지리적 위치를 위주로 하는 것이라면, 지도 형태의 안내 자료를 경유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다. 역사적 사실은 연대표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사진이나 도표는 ‘도판 목차’, ‘표 색인’ 등을 통하는 것이 유용하다. 저작물의 내용 중 필요한 것을 신속하게 찾아가는 콘텐츠 접근법은 오프라인 저작물 상에서도 여러 형태로 추구되었다.


※ 책자형 저작물이 제공해 온 전통적인 콘텐츠 접근 방법

콘텐츠

 접근 방법

기능

용처

순차 접근

독자들이 책의 본문을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어 나아가는 것

시작에서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줄거리로 이어져서 중간에 파고들 여지가 없는 ‘소설’과 같은 장르의 문학서.

내용 목차

편찬자의 기획 의도에 따라 구성된 콘텐츠 내용 체계를 해당 콘텐츠의 시작 면수와 함께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을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대부분의 도서 간행물.

용어 색인

본문 기사의 내용을 대변하는 핵심 용어들을 추출하고 그것을 가나다 순으로 정열하여, 그 용어가 등장하는 기사를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학술적 성격의 저작물로서 통독보다는 부분 참조의 기능이 기대되는 도서.

삽도 색인

본문 기사와 함게 수록된 사진, 도면, 도표등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것을 유형별 또는 가나다 순으로 정열하여 이용자들이 쉽게 참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도판자료집, 연감․백서 등 사진이나 도표화한 통계 자료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도서.


디지털 콘텐츠 상에서는 컴퓨터가 제공하는 데이터 처리 기술의 응용 통해 책자형 도서에서 제공되었던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효과적인 콘텐츠 접근법의 구현이 가능해졌다. 디지털 저작물이 제공하는 콘텐츠 접근 방법도 기본적으로는 책자형 저작물에 쓰이던 방법을 계승․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외형적인 모습을 보면, 책자형 도서에서 쓰던 방법과 아주 유사한 것, 부분적으로 유사한 것, 책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이 혼재한다고 할 수 있으나, 어느 것이나 정보 검색 기능과 같은 정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기능이기 때문에 이용 효과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정보 기술에 기반한 콘텐츠 접근법을 어느 수준까지 제공하느냐 하는 것은 디지털 콘텐츠를 오프라인 저작물과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4. 디지털 저작물 온라인 서비스의 제형태


인터넷 상의 디지털 저작물들은 저마다 그 내용적 특성에 상응하는 서비스 기능을 제공한다. 이른 바 ‘검색 서비스’, ‘디렉토리 서비스’, ‘이미지 검색 서비스’ 등의 이용자 편의 기능은 온라인 상의 독자가 그 저작물의 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 접근 방법’이다. 디지털 향토지 적합한 서비스 기능을 찾기 위한 전초작업으로서, 오늘날 디지털 저작물 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콘텐츠 접근법은 어떠한 것이 있으며, 그것은 어떠한 성격의 저작물에서 활용되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1) 검색


디지털 저작물의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 접근 방법이다. ‘검색 창’에 특정 어휘나 문장을 입력하면 그 단어를 포함하거나 의미상 관련이 있는 기사를 찾아서 그것의 목록을 제공하고, 이용자가 다시 목록상의 특정 기사를 선택하면 해당 정보의 상세 내용을 보여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방식의 정보 검색은 원래 대량의 자료를 적재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할 때 쓰였던 것이지만 인터넷의 확산과 더불어 정보 검색 포털을 통해 일반인들도 이러한 데이터 접근법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요즈음에는 데이터베이스나 검색 포털에서뿐 아니라, 일정한 기획 의도를 가지고 편찬된 디지털 콘텐츠 상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추세이다.


※ 검색 방식 콘텐츠 접근법 구현 사례


□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WikipediA, http://www.wikipedia.org/)

위키미디어 재단에서 운영하는 개방형 온라인 백과사전. 이용자 누구나가 백과사전 항목의 필자가 될 수 있고, 기존의 기사 원고를 수정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콘텐츠 접근 방법이 ‘검색’으로 일원화 되어 있다.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검색 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것을 표제어로 하는 기사를 제공한다.



2) 목차(TOC)


 정보 서비스 시스템 상에서 일반적으로 'TOC'4)라고 부르는 콘텐츠 목차서비스 기능은 책자형 자료의 ‘목차’와 거의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TOC 서비스 기능은 아나로그 매체에 담긴 자료를 디지타이징하여 구축한 문헌 자료 데이터베이스에서 많이 채용하였던 콘텐츠 접근 방법이다. 원래 종이 책에 담겨 있는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함에 있어 책을 볼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그 내용을 살필 수 있게 한다는 취지인 것이다.

책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접근 방법은 일정한 구성 체계를 갖추고 있는 콘텐츠 상에서만 의미가 있는 접근법이다. 인터넷 상의 디지털 정보를 망라적으로 집적한 포털 시스템이나 정보 배열의 순서나 층위가 중요치 않은 데이터베이스는 굳이 목차 서비스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일정한 기획 의도를 가지고 단위 기사 하나 하나에 적정한 위치와 순서를 부여해 간 디지털 저작물이라면 ‘목차 서비스’는 반드시 구현되어야 할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 콘텐츠 목차 방식 콘텐츠 접근법 구현 사례


□ 태양계의 모습(Views of the Solar System, http://www.solarviews.com )

개인 저자 Calvin Hamilton이 태양계의 별들을 주제로 제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미항공우주국이 생산한 천체 사진을 온라인 서비스 용으로 가공하여 수록하고 관련된 지식을 부가하였다. 콘텐츠 전체 내용을 일별할 수 있는 목차 화면을 제공하고 이곳에서 관심이 가는 기사를 선택하여 볼 수 있는 접근법을 제공한다.



3) 디렉토리


일정한 주제 분류 체계를 제시하고 이용자의 주제 선택에 의해 그와 관련된 중요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정보 검색 서비스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디지털 콘텐츠 접근법이라고 한다면, 디렉토리 서비스는 인터넷 포털의 성장과 더불어 새롭게 인기를 얻게 된 서비스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정보 포털 야후(YahooTM)가 월드 와이드 웹 상의 정보를 이용자의 관심 영역별로 분류하여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오늘날 일반화된  디렉토리 서비스의 효시라고 알려져 있다.5)

이 디렉토리 서비스와 앞에서 설명한 콘텐츠 목차 서비스는 어떻게 구별되는가? 서비스 형태만 본다면 콘텐츠 목차 서비스는 다양한 디렉토리 서비스의 하나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콘텐츠 목차'는 콘텐츠 생산자의 기획 의도에서부터 '연역적'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반해,  '디렉토리'는 이미 만들어진 데이터의 성격을  '귀납적'으로 분석종합한 것이라는 점에서 성격을 달리한다.6) 또한 '콘텐츠 목차' 상에서 하나의 개별 기사는 대체로 한 곳에만 위치하지만,  '디렉토리' 상에서는 하나의 개별 기사가 여러개의 분류 주제에 배정될 수 있다.


※ 디렉토리 방식 콘텐츠 접근법 구현 사례


□ 브리태니커 온라인 (Encyclopedia Britanica Online, http://www.britannica.com/eb/subject )

대영 백과사전의 인터넷 온라인 버전.  예술․문학(Arts & Literature), 지구․지리(The Earth & Geography), 건강․의약(Health & Medicine), 철학․종교(Philosophy & Religion), 스포츠․레크레이션(Sports & Recreation), 과학․수학(Science & Mathematics), 생명(Life),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역사(History) 등 10개 대주제 및 다단계의 하위 주제 카테고리를 단계적으로 거쳐서 관련 기사를 찾아가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4) 용어 색인


본문 텍스트 속에 포함된 단어 가운데 핵심어 역할을 하는 것들을 뽑아서 철자 순으로 배열한 목록을 제공하고, 이용자로 하여금 그 목록 상의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관심있는 기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콘텐츠 목차’처럼 디지털 콘텐츠보다 책자형 저작물에서 더 많이 활용되었던 접근법이다. 특히 고급 학술 도서의 간행시 '색인'의 편집은 필수 요건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요즈음 온라인 상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콘텐츠 상에서 그와 같은 유형의 색인어 서비스는 일반적이지 않은데, 그 이유는 그것이 불필요하거나 수요가 적어서가 아니라 텍스트 중에서 핵심어[색인어]를 선택하는 것은 기계적으로 하기 어려운 일이고, 그만큼 비용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질(質, 콘텐츠 가공의 정밀도)보다는 양(量, 대상 정보의 망라성)을 우선시하는 온라인 정보 서비스의 경향성에 의해 대규모 콘텐츠 상에서도 쉽게 구현할 수 있는 검색 기능이 용어색인의 열할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7)

그러나 콘텐츠 안에 어떠한 데이터가 있는지 모르는 이용자는 검색어 입력이 쉽지 않다. 이 경우, 내용상 의미있는 단어들의 목록을 제공하는 것은 검색어의 선택을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8) 이용자로 하여금 그가 접근하고자 하는 저작물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성격과 범위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한다.


※ 용어 색인 방식 콘텐츠 접근법 구현 사례


□ 온라인 조선왕조실록(http://sillok.history.go.kr)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조선왕조실록의 국역문 및 한문 원문 데이터베이스.9) 조선왕조실록 본문 및 역주에 수록된 인명, 지명, 서명, 연호 등의 고유명사를 모두 추출하여 목록화 하고, 이 목록 상에서 특정 용어를 선택함으로써 해당 용어가 쓰여진 기사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5) 시청각 갤러리


정지화상, 동영상, 음향, 도면, 도표 등 콘텐츠에 부가된 시청각 자료 전체를 매체별, 주제별로 열람할 수 있게 하고, 시청각 자료 열람시 해당 자료와 관련이 있는 본문 기사를 바로 찾아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최근 인터넷 환경에서 서비스되는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에는 사진, 음향, 동영상, 에니메이션, 가상현실 등 이용자의 시각․청각에 호소하는 자료의 양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콘텐츠에 포함된 시청각 자료들의 체계적인 목록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관심 있는 기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지털 콘텐츠의 갤러리 서비스인데, 이는 책자형 콘텐츠의 '화보집' 기능과  '도판 색인'(사진 목차, 표 목차 등) 기능을 디지털 매체상에서 복합적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시청각 갤러리 방식 콘텐츠 접근법 구현 사례


□ 테네시주 역사 문화 백과사전(The Tennessee Encyclopedia of History and Culture, tennesseeencyclopedia.net )

미국 테네시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계된 기사를 수록한 지역 문화 백과사전. 기사 콘텐츠와 함께 수록된 이미지, 슬라이드쇼, 지도 등 멀티미디어 자료의 목록을 시청각 갤러리 형태로 제공하고, 기사 내용에 대한 접근점의 역할을 하도록 구성하였다.



□ 아칸사스주 역사 문화 백과사전(The Encyclopedia of Arcansas History and Culture, encyclopediaofarcansas.net )

미국 아칸사스 주의 지역 문화 백과사전. 기사 콘텐츠와 함께 수록된 사진, 지도, 문서, 비디오, 오디오 이미지어 자료를 시청각 갤러리 형태로 제공한다.



6) 전자지도


전자지도에서 관심 지점을 선택함으로써 그와 관련된 콘텐츠 기사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 방법이다. 오프라인 저작물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는다면, 관광 안내 책자에서 도서 본문과 길잡이 지도 사이에 상호 참조 색인을 제공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관광 안내서처럼 지도 참조가 필수적인 콘텐츠가 아니라도, 지도 형태의 색인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사실상 모든 유형의 지식 정보 속에는 공간적 개념과 시간적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그 공간적 개념들을 지리적 위치로 구체화하고, 그것을 지도 도면 상에서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내용 찾기의 편리성을 증대시키는 것뿐 아니라, 그 지식 정보의 공간성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게 함으로서 그 내용을 보다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전자지도를 콘텐츠 접근 방법으로 삼기 위해서는 ‘전자지도’라고 하는 별도의 디지털 데이터가 마련되어야 하므로, 비용과 기술 면에서 그 구현이 용이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위해 전자지도 데이터를 특별히 구매하거나 제작하지 않아도, 고품질의 온라인 전자지도를 자신의 디지털 콘텐츠 상에서 연결해서 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10)  이러한 환경에서는 전자지도 상에 관심 지점(POI, Point of Interest) 색인을 구현하거나 전자지도와 디지털 저작물 사이의 상호 참조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용어색인이나 멀티미디어 갤러리 서비스를 구현하는 정도의 노력으로 가능해진다. 향후 전자지도 서비스를 수반한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은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 전자지도 방식 콘텐츠 접근법 구현 사례


□ 슈퍼브레이크 닷 컴( www.superbreak.com )

구글 맵(Google MapsTM)이 제공하는 전자지도를 기반으로 제작된 숙박․여행 안내 시스템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http://korea.grandculture.net) 구글 어스 인터페이스

구글 어스(Google Earth)가 제공하는 위성 사진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기사의 관련 위치 정보를 수록하는 방법으로 전자지도 연계 서비스 기능을 구현하였다.



7) 전자연표


콘텐츠 속에 담겨 있는 시간적 정보들을 사실들을 연표 형식의 목록으로 정리하여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그 연표 상에서 관심있는 사실을 선택함으로써 그와 관련된 기사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전자지도를 소개할 때에도 언급하였듯이, 콘텐츠화되는 지식 정보의 많은 부분이 어느 정도의 시간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 축에 따라 관련 정보를 정리하게 되면, 그 콘텐츠의 내용에 특화된 전자연표를 만들 수가 있다.

전자연표는 주로 역사적인 내용을 담은 인문 지식 분야의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에서 이용되는 방법으로서, 교육용 콘텐츠나 박물관 안내 정보 시스템, 백과사전의 온라인 서비스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 전자연표 방식 콘텐츠 접근법 구현 사례


□ 매트로폴리탄 박물관의 미술사 연표(Timeline of Art History, http://www.metmuseum.org/toah/)


미국의 매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미술사 정보 사이트. 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유물과 예술 작품에 관한 정보를 전자연표 형식의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지역별로 상고시대에서부터 현대까지를 커버하는 역사 연표를 제공하고 그 위에서 특정 시대와 관련이 있는 기사에 접근할 수 있는 하이퍼 링크 노드를 대표 이미지의 썸네일로 제공한다.



□ 하이퍼 히스토리 온라인(Hyper History Online, http://www.hyperhistory.com/)

세계사에 관한 2,000여 개의 기사를 연대표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사이트.  과학, 문화, 종교, 정치 등 4 개의 분야 분류 디렉토리 및 인물, 사건 등의 유형 분류 디렉토리와 시대별 연표를 결합한 형태의 메뉴를 제공하고, 여기에서 관심 정보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5. 디지털 향토지의 발전 방향


디지털 향토지 편찬이 지향하는 것은 향토문화 지식 자원에 대해 디지털․온라인 세대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이들의 다각적인 지식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편찬 목적의 중요한 포인트가 ‘고객’에 있는 만큼,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따라 디지털 향토지의 형태도 부단히 변화되어 가야 할 것이다.

디지털 향토지의 미래 고객이 어떠한 방식의 서비스를 요구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정보 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공감하는 디지털 콘텐츠의 변화 추세는 향토지와 같은 인문지식 콘텐츠의 발전 방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능의 확대이다. 이는 컴퓨터의 멀티미디어적 기능을 단순히 여러 가지 매체의 자료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데 머물게 하지 않고, 그것을 일체화시켜서 마치 그 사물이 있고, 그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이른 바 현장감 있는 체험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현재로서는 게임 소프트웨어 류에서 가장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상현실 기능은 가까운 장래에 교육용 소프트웨어나 각종 안내 시스템에 널리 활용될 것이다. 가상현실 기능을 위주로 하는 향토지 콘텐츠는 컴퓨터를 통해 어느 고장의 특별한 지점을 직접 돌아보는 듯한 현장감을 주면서 관련된 지식을 얻게 하는 일종의 ‘가상 여행 시스템’의 모습을 취하게 될 것이다. 이는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의 몰입도를 더욱 높임으로써 정보 전달의 효과를 극대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술의 또 다른 발전 방향은 데이터 구조의 표준화와 모듈화를 통해 콘텐츠 상호간의 연계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수준 높은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에는 많은 비용의 투입이 요구된다. 제3자가 만든 콘텐츠나 시스템을 부품처럼 활용하면서 자기만의 새로운 저작을 거기에 덧붙일 수 있다면, 제작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차세대 정보 시스템의 개발자들이 공통의 과제로 추구하는 상호운영성(interoperability)의 목표는 디지털 향토지 편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전자지도의 ‘베이스 맵’처럼 막대한 제작 비용이 드는 콘텐츠를 다시 만들 필요 없이 이미 만들어진 것을 자유롭게 불러 쓸 수 있다. 전자지도뿐 아니라, 각종 통계 자료나 용어 해설, 영상 자료 등이 인터넷 상에서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향토지와 같은 비영리적 콘텐츠의 제작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미래의 디지털 향토지는 다른 사람이 만든 부품을 활용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부품이 되어 또 다른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변화상은 콘텐츠의 공급자와 소비자가 일체화되는 경향이다. UCC(User Created Content)라고 하는 이름으로, 이용자의 개인 저작물이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이용자에게 전파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됨으로써 오늘날 인터넷 상의 디지털 콘텐츠는 그 규모와 다양성을 크게 증폭시켰다. 전문적인 집필진을 운영하지 않고 오로지 이용자의 자유로운 기고와 수정으로 콘텐츠를 확보하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 www.wikipedia.org)의 기사 항목 수는 2백만 건이 넘는 규모이다. 최근 국내의 포털 사업체들은 이용자가 제작한 멀티미디어 UCC의 소통을 중요한 사업 영역으로 인식하고 이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디지털 향토지는 다른 어떤 주제의 저작물보다 UCC 기반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여진다. 자기 고장, 자기 마을, 자기 이웃의 이야기는 외부의 전문 연구자보다 그 마을에서 살아온 지역 주민에 의해 더욱 풍성한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문 필자가 아닌 사람들의 원고도 가능한 한 정확성과 체계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다. 원고의 체계적인 구성을 유도할 집필 템플릿, 부품처럼 쓸 수 있는 다양한 참고 자료,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편집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 등을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유통 분야에서 관찰되는 일반적이면서도 대표적인 변화 추세는 이상과 같은 것들이다. 중요한 사실은, 디지털 콘텐츠의 외형을 바꾸는 변화는 정보 기술에 의해 주도되지만, 그 발전된 기술을 콘텐츠 제작에 응용하는 것은 콘텐츠의 내용적 지식에 정통한 편집자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편집자는 새로운 기술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가야 한다.



[참고문헌]


- 김영순, 김현 외, 『인문학과 문화콘텐츠』, 2006. 10. 15, 다할미디어

- 인문콘텐츠학회, 『문화콘텐츠 입문』, 2006. 3. 10, 북코리아




1) 일반적으로 ‘디지털화’(digitalization)라고 하면 아나로그(analog) 형태의 정보를 디지털(digital) 신호로 변환하여 전자적인 매체에 수록하는 것을 말한다. 넓게 해석하면 ‘디지털 콘텐츠 편찬’(digital content compilation)도 디지털화에 포함시킬 수 있지만, 필자가 굳이 이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디지털화라는 이름으로 수행해 온 일들이 대체로 문자 그대로의 디지털화, 즉 아나로그 매체에 수록된 정보를 디지털 매체로 옮기는 ‘매체 변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콘텐츠 편찬’은 매체 변환뿐 아니라 새로운 매체에 적합한 형태로 정보 콘텐츠를 재조직하는 노력을 부각시키는 개념이다. 


2) 김현, 「하이퍼텍스트 구현 기술」, 『문화콘텐츠 입문』(2006. 북코리아) pp. 257-259 참조


3) 하이퍼미디어(Hypermedia): 하이퍼텍스트와 멀티미디어가 결합한 것을 일컫는 합성어


4) TOC: ‘Table of Content’의 약어


5) 반면, 야후(YahooTM)의 유력한 경쟁사인 구글(GoogleTM)은 '디렉토리 서비스' 개념을 배제하고 '검색' 기능만을 고도화함으로써 자사 포탈을 차별화하였다.


6) 단, 유용한 '디렉토리' 서비스를 위해서는 분류 주제들을 미리 확정하고, 데이터의 생산 단계에서부터 그 적용을 일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


7) 핵심어와 비핵심어를 구분하지 않고 텍스트 속의 모든 단어와 문자를 색인화하는 전문색인(全文索引, Full Text Indexing)은 정보 검색 시스템(Information Retrieval System)의 자동 색인 기능에 의해 기계적 방법만으로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 개발자들은 이를 선호한다.


8) 기계적으로 추출된 전문색인(全文索引) 상의 단어들을 모두 보여 줄 수는 있으나, 이 경우 불필요한 단어들이 함께 제시되어 불편하다.


9) 1995년 및 2002년에 간행된 국역 조선왕조실록 CD-ROM 및 한문 원전 조선왕조실록 CD-ROM 콘텐츠의 온라인 버전. 한국고전번역원(구 민족문화추진회)도 동일한 콘텐츠를  인터페이스 디자인만 달리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www.itkc.or.kr )


10) 세계적인 검색 포털 구글(GoogleTM)과 국내의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 네이버(NaverTM) 등은 자사의 전자지도 콘텐츠를 외부 시스템에서도 연계 서비스할 할 수 있는 개방적 정보 서비스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각각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인터페이스 프로토콜에 따라 전자지도 서비스 화면을 호출하고 여기에 자기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하이퍼 링크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전자지도 색인 서비스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